"피골 상접한 온몸에 피멍"…학대 사망 아들에 친모 '오열'

입력 2023-02-09 11:46   수정 2023-02-09 13:24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12살 초등학생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친모가 아들의 죽음에 분통을 터뜨리며 가해자 엄벌을 촉구했다. 이들 친부·계모는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이내 "아이를 때린 적이 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초등생 A(12)군의 친모 B씨는 매체에 이메일을 보내 "아들아. 그동안 겪었을 너의 고통에 내가 살아있는 것조차 너무 미안하다"며 "할 수 있다면 우리 아들 대신 내가 하늘로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엄마가 다 잘못한 거니 엄마를 용서하지 말라"며 "피멍이 들어 주검이 된 너의 모습이 아닌 환하게 웃는 내 아들의 모습으로 머지않아 하늘에서 보자"고 덧붙였다.

B씨는 A군의 친부 C(40)씨와 2011년 3월 결혼해 7년 만인 2018년 이혼했다. C씨는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계모 D(43)씨와 재혼했다. B씨는 C씨의 상습적인 외도와 가정폭력으로 입원 치료까지 받았으며, 결국 A군 양육권을 넘기겠다는 조건으로 이혼했다고 전했다. 이후 B씨는 C씨의 반대로 A군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고 한다.

B씨는 A군이 다니던 학교 담임교사로부터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전화를 받고 2박 3일 동안 아이 집 주변에 숨어 아들을 보려고 했지만 나타나지 않아 지방에 있는 남편 시댁을 찾아갔다"며 "부모 없이 시댁에 방치된 아이를 발견했지만 다 떨어진 신발을 구겨 신고 또래보다 마른 아이만 볼 수 있었다"고 했다.

B씨는 "마음이 아파 변호사를 선임해 친권 양육권 이전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이 사건을 알게 됐다"며 "경찰서에 도착할 때까지도 '내 아이가 아니겠지'라며 찢어지는 마음을 부여잡았으나 내 아이가 맞았다"고 절망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피골이 상접해 치골이 살을 뚫고 나올 정도로 말라 있었고 이마와 입술에는 멍과 자상이, 온몸에는 멍이 아닌 피멍이 들어 있었다"며 "그런데도 현재로선 가해자들이 어떤 죄의 대가를 받게 될지도 알 수 없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앞서 B씨 부부는 지난 7일 경찰에 붙잡힌 뒤 초기 조사 과정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인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당초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전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이를 때린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은 "훈육 목적으로 아이를 때렸을 뿐 해당 행위가 학대인지는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씨 부부의 휴대폰을 압수해 평소 대화 내용,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을 확인하고 학대 관련 증거가 남아있는지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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